
주변에 다이어트약을 먹고 살을 뺀 사람, 한 명쯤은 봤을 겁니다. 저도 직접 봤습니다. 직장 동료가 약을 몇 알씩 챙겨 먹으면서 몇 달 만에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이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그런데 그 뒤가 문제였습니다. 약을 끊고 나서 몇 달 지나지 않아 다시 원래 몸으로 돌아오는 걸 보면서, 이게 과연 제대로 된 방법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연예인 효과와 다이어트약 열풍의 배경
요즘 위고비, 삭센다 같은 식욕억제제가 연예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면서 주변에서 관심 갖는 분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외모로 경쟁력을 판단하는 사회 분위기가 이 열풍을 더 키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기 관리를 하고 싶다는 마음 자체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그 마음을 모르지 않습니다.그런데 약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무작정 손을 뻗는 분들이 많다는 게 걱정됩니다. 다이어트약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펜터민 계열, 다른 하나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입니다. 여기서 GLP-1 수용체 작용제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위장 운동을 늦춰 포만감을 유지시키는 기전을 가진 약물로, 위고비와 삭센다가 대표적입니다. 원래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약입니다.이 두 종류는 작동 방식부터 완전히 다릅니다. 그리고 위험성도 전혀 다른 수준입니다. 저는 이걸 제대로 알고 선택하는 분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나비약이라 불리는 펜터민, 왜 위험한가
펜터민은 디에타민이라고도 불리고, 알약 모양 때문에 나비약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이 약의 핵심 기전은 시상하부를 자극해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시키는 것입니다. 여기서 노르에피네프린이란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심박수를 높이고 에너지 소비를 강제로 끌어올리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쉽게 말해 몸을 24시간 긴장 상태로 만드는 겁니다.암페타민과 화학 구조식이 유사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암페타민이란 중추신경계를 강하게 자극하는 물질로, 필로폰과 비슷한 계열의 약물입니다. 살이 빠지는 이유는 몸이 늘 흥분 상태에 놓이기 때문인데, 그 대가로 심장에 부담이 쌓이고 도파민·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 시스템이 교란됩니다. 장기 복용 시 우울증이나 정신 장애로 이어진 사례가 보고되어 있고, 급작스러운 심장 문제로 사망에 이른 경우도 있습니다.
FDA 승인을 받은 약이지만,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복용 기간은 4주에서 최대 12주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여러 의원을 돌아다니며 처방을 이어 받거나, 한동안 끊었다가 재복용하는 방식으로 장기간 사용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내성과 의존성이 생기면서 훨씬 더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지켜본 동료도 약을 끊고 나서 예전보다 더 쉽게 살이 찌는 것 같았는데, 단순히 요요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펜터민 복용 중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부작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구강 건조, 불면증, 심박수 증가 등 교감신경 항진 증상
- 불안, 초조, 충동적 성격 변화 등 정신 기능 이상
- 장기 복용 시 심장 판막 이상, 폐동맥 고혈압 위험 증가
- 약 중단 후 반동성 식욕 증가와 심한 요요현상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펜터민 계열 약물의 단기 처방 원칙과 부작용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안내하고 있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위고비·삭센다는 안전한가, 그리고 건강한 감량이란
GLP-1 계열 약물인 위고비나 삭센다는 펜터민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작용 프로파일이 다릅니다.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이 생기고 음식에 대한 욕구 자체가 줄어드는 방식이라, 억지로 굶는 것과는 다른 경험을 합니다. 실제로 저도 주변에서 이걸 맞은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김밥 한 줄도 다 못 먹겠다고 할 정도더군요.그렇다고 이 약들이 완전히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만성 췌장염 과거력이 있는 분들에게는 췌장염 재발 위험성이 보고되어 있고, 담낭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습니다. 갑상선 질환이 있거나 담도 관련 문제가 있는 분들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합니다. 또 비용이 비싸다 보니 처방받은 용량을 나눠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이건 정말 위험한 발상입니다. 약은 특정 용량과 용법으로 임상 승인을 받은 것이고, 임의로 조절하면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이 약들은 병적 비만이나 비만 관련 합병증, 즉 고혈압·당뇨 같은 만성 질환을 동반한 분들을 위해 개발된 것입니다.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거나 조금 더 날씬해 보이고 싶어서 선택할 약이 아닙니다. 국내 비만 진료 지침에서도 BMI 기준과 동반 질환 여부를 약물 치료 적용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비만학회).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약으로 살을 뺀다는 건 근본적인 생활 습관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외부 힘으로 결과를 만드는 겁니다. 동료의 요요를 보면서 느낀 건, 몸이 변하는 게 아니라 숫자만 바뀐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식습관과 운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약을 끊는 순간 몸은 다시 익숙한 상태로 돌아갑니다.
결국 다이어트의 답은 단순합니다. 지속 가능한 방법이어야 합니다. 약에 의존한 감량은 결과를 빨리 볼 수 있지만, 그 이후를 책임지지 않습니다. 저는 그 동료를 보면서 안타까움과 동시에, 결국 스스로의 몸을 이해하고 천천히 바꿔가는 방식이 유일한 해답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습니다.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라는 걸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 경쟁력은 건강을 담보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다이어트약 복용을 고려하고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