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서 자다가 갑자기 숨소리가 뚝 끊기는 걸 목격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오래전부터 엄마가 코를 심하게 고신다는 건 알았지만, 결혼 후 함께 잘 일이 없다 보니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같이 잤는데, 코 소리가 갑자기 멈추더니 몇 초 뒤 컥컥거리며 숨을 몰아쉬는 걸 보고 심장이 내려앉았습니다. 그게 수면무호흡증이었습니다. 부정맥 약까지 드시는 엄마인데, 그냥 두면 안 되겠다 싶어 결국 수면다원검사를 예약했고, 지금은 결과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무호흡지수와 폐쇄성수면무호흡, 얼마나 심각한 걸까
수면무호흡증의 심각도를 판단할 때 가장 먼저 보는 지표가 AHI(무호흡-저호흡 지수)입니다. AHI란 수면 1시간 동안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거나 현저히 줄어드는 횟수를 기록한 수치로, 쉽게 말해 '잠자는 동안 숨이 얼마나 자주 막히느냐'를 수치화한 겁니다. 의학적으로는 AHI가 5 이상이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하며, 30 이상이면 중증으로 분류합니다.
실제로 폐쇄성수면무호흡증(OSA)은 단순히 코를 고는 문제가 아닙니다.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란 수면 중 목 뒤쪽 연부 조직이 이완되면서 상기도, 즉 코에서 후두까지 이어지는 숨길이 막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기도가 좁아질수록 기압 차이가 커지고, 그 진동이 코골이로 나타납니다. 더 심해지면 공기가 완전히 차단되면서 무호흡 상태로 이어지는 겁니다.
문제는 이게 단순한 수면 불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혈중 산소포화도(SpO2)가 반복적으로 떨어지면, 여기서 SpO2란 혈액 속 산소가 얼마나 채워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로, 정상은 95% 이상입니다. 이 수치가 자꾸 내려가면 심장은 보상 반응으로 박동수를 높이고, 이 과정에서 혈관벽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져 고혈압, 뇌경색, 심근경색 위험이 올라간다는 점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어 있습니다.
제가 특히 신경 쓰였던 건 엄마의 기억력이 부쩍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순히 나이 탓이려니 했는데,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만성적인 산소 부족이 인지 기능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면 중 무호흡이 반복될수록 뇌로 가는 혈류가 불안정해지고, 깊은 수면 단계인 서파수면(SWS)에 도달하지 못한 채 얕은 잠만 반복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서파수면이란 뇌와 신체가 본격적인 회복 작업을 진행하는 깊은 수면 단계를 말하는데, 이 단계가 충분하지 않으면 아무리 오래 자도 개운하지 않은 이유가 됩니다.수면무호흡증이 심혈관계 질환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것은 의학계에서 이미 공인된 사실입니다. 수면 중 반복적인 저산소증이 혈관 내피 세포 손상을 촉진하고 혈전 형성 위험을 높인다는 내용이 수면 전문 학술지 'Sleep' 등에도 다수 수록되어 있습니다(출처: 대한수면학회).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실제로 어떻게 접근할까
수면다원검사(PSG)는 하룻밤 동안 검사실에서 자면서 뇌파, 호흡 기류, 심전도, 근전도, 산소포화도 등 수십 가지 생리 신호를 동시에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여기서 PSG란 Polysomnography의 약자로, 수면 중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종합적으로 기록해 수면장애의 원인을 찾아내는 표준 진단 방법입니다. 단순히 코를 고는지 안 고는지가 아니라, 무호흡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길게, 어떤 수면 단계에서 발생하는지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 의심 증상이 있다면 가장 먼저 받아봐야 할 검사입니다.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자가 체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낮에도 이유 없이 심하게 졸리거나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 아침에 일어났을 때 두통이 자주 있다
- 자다가 숨이 막히는 느낌에 자주 깬다
-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감정 조절이 어렵다
- 함께 자는 사람이 코골이 중 갑자기 숨이 멈춘다고 말한다
이 중 두 가지 이상 해당한다면 수면다원검사를 진지하게 고려해 볼 시점입니다.
검사 결과 중증으로 나오면 양압기(CPAP) 착용이 권장됩니다. CPAP이란 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의 약자로, 수면 중 마스크를 통해 일정한 양압 공기를 기도 안으로 밀어 넣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유지해 주는 장치입니다. 처음에는 답답하고 불편해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경험담을 많이 봤습니다. 실제로 이틀 쓰다가 벗어버리는 경우도 흔한데, 몇 주 이상 꾸준히 사용한 분들은 아침에 머리 아픈 게 사라지고 낮 피로감이 현저히 줄었다고 합니다. 제가 직접 써본 건 아니지만, 엄마 검사 결과가 나오면 양압기가 필요한 수준인지 꼭 확인해볼 생각입니다.
양압기 외에도 일상에서 병행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상기도 근육 강화 운동이 대표적인데, 상기도란 코에서 후두까지의 공기 통로를 말하며, 이 주변 근육이 약해질수록 수면 중 기도 폐쇄가 더 쉽게 일어납니다. 혀를 입 바닥에 붙여 누르는 동작, 혀로 숟가락을 밀어내는 동작 등을 하루 두세 차례 꾸준히 하면 상기도 근육 긴장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체중 감량도 중요한데, 목 주변 지방이 줄면 기도 공간이 확보되어 무호흡 빈도가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는 미진단 환자가 상당수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엄마가 부정맥 약을 드시는 상황에서 수면무호흡증이 함께 있다면 심혈관계에 이중으로 부담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제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그냥 코 고는 거려니 하고 몇 년을 흘려보낸 게 지금도 마음에 걸립니다.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수면의 질 문제가 아닙니다. 심뇌혈관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명확히 있는 만큼, 본인이나 가족 중 코골이가 심하고 자다가 숨이 멈추는 것 같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다면 수면다원검사를 먼저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빨리 할수록 좋습니다. 저처럼 늦게 움직이고 나서 후회하는 일이 없으셨으면 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증상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수면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74d28KOqiH8
출처:
-대한수면학회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AASM)
-Sleep Medicine Reviews
-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
-국민건강보험공단
-대한이비인후과학회